독서 서평

개장 전, 아직 켜지지 않은 모니터 앞에서

돈 고 백 2023. 8. 26. 2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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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은 "지식정보로 미래를 예측하는 것"를 넘어서 "자신을 관찰하고 극복하는 것"

우리는 사고력, 추리력, 그리고 상상력으로 그들을 잡을 수 있다.

주식은 감의 영역이 아닌 수십 가지의 변수를 뚫어내는 과학적 예측의 영역. 아직은 때가 되지 않았다.

몬스터를 잡기 위해서는 당신이 준비해야 할 것들이 아직 남았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결과'다. 몸에 병이 생겼다는 '결과'는 몸에 좋지 않은 행동을 했다는 '원인'에 의한 것이다. 가족들이 화목하다는 '결과'는 그 가족들을 단결시키는 '원인'에 의한 것이다. "내 깡통 계좌는 내가 만들어 내는 결과다. 그렇다면 원인도 있겠지? 만약 그원인을 바꿀 수 있다면...."

 

다시 컴퓨터 앞에 앉아 고수들의 매매일지를 읽어보기 시작했다. 그들의 말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었다. "인내심을 가지고 주가를 움직이는 원동력을 이해하라'

 

파블로 피카소는 이렇게 이야기했다. "훌륭한 예술가는 모방하고, 위대한 예술가는 훔친다." 이 말은 주식시장에서 승자가 되는 원리이기도 하다. 주가를 움직이는 것은 나 같은 개미들이 특정 종목에 몰릴 때이다. 기관과 외국인이 주식을 사고팔 때 증시는 출렁거린다. 바로 그것이 원동력이다. 그렇다면 나는 그들의 생각을 완전히 훔쳐야한다. 그냥 따라 하면 어색할 뿐이고, 그 생각들을 내 것으로 훔쳐버리면 그들처럼 생각하고 행동할 수 있게 된다. 그것은 곧 나의 사고 회로를 그들의 사고 회로와 똑같이 만드는 작업이다. 내가 성공한 트레이더들과 똑같이 생각한다면, 나도 성공한 트레이더가 될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내가 다른 개미라면? 기관투자자라면? 외국인이라면....?"

 

수개월 동안 '나'는 사라졌고 온전히 '그들'이 내 안으로 들어왔다. 몇 개월간 엎치락뒤치락하던 계좌는 그렇게 차분하게 안정되기 시작했다. 1년이 지나자 나는 비로소 성장할 수 있었고 한 달 목표 수익률 30퍼센트를 돌파해 어떤 경우에는 200퍼센트를 넘나들기도 했다. 21살의 겨울, 나의 계좌는 1억원으로 차올랐고, 그해의 겨울은 유난히도 따뜻했던 기억을 가지고 있다.

 

주식투자를 실패로 끌고 가는 가장 큰 요인 중의 하나는 자신을 내려놓지 못하는 것이다. 마치 부처님이 어리석은 중생들을 위해 하는 말 같지만, 이 말은 주식시장의 진리이자, 진리이고, 진리이다. 나를 내려놓고 시장을 온전히 받아들여야 한다. 자신의 고집과 오만을 차분하게 씻어 내려야 한다. 창문을 깨끗하게 닦으면 더 멀리 자세히 볼 수 있듯, 나를 내려놓으면 주식을 움직이는 원동력이 더 잘 보일 것이다.

 

나의 경우에는 책에 의지하기 보다는 인터넷 주식 커뮤니티에서 찾은 수많은 정보들이 더 유용했다. 장기투자자라면 <벤저민 그레이엄의 증권분석>이라는 책을 권하다. 주식에 대한 올바른 태도와 관점, 마인드를 기르는 데에 도움이 될 것이다. 어느 정도 주식을 한 사람, 즉 입문한 지 6개월에서 1년 정도가 된 사람이라면 <어느 주식투자자의 회상> 이라는 책을 읽어보면 좋다.

 

주식공부에 있어서 용어의 파악은 매우 중요한 과제이다. 기본적인 주식용어, 경제용어 등에 대해서는 그 의미를 확실하게 짚고 넘어가야 한다. 향후 증권사의 리서치 리포트를 읽는 일은 일상이 되어야 하는데, 용어에 대한 공부가 없으면 한 문단도 이해하기가 어렵다. 따라서 리포트에 나오는 내용을 100퍼센트 이해할 수는 없어도, 최소한 모르는 용어가 있어서는 안 된다.

 

종목만이 아닌 업종에 대한 이해 필요

이런 용어와 함께 배경지식을 쌓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 예를들어 '저금리는 주식가격을 더 비싸게 만드는 요인이 되고, 고금리는 주식가격을 낮추는 요인이 된다'라는 말이 있다. 이것은 경제의 흐름이 주식에 미치는 영향을 설명하는 말인데, 경제 용어와 함께 기본지식을 쌓지 않으면 이해하기 힘들다. 자신이 투자하는 종목이 한 그루의 나무라면, 경제 흐름과 주식과의 연동성은 하나의 큰 숲이다. 내 나무가 잘 자랄 것인지, 아니면 썩어 부러질 것인지를 정확히 알기 위해서는 숲의 상태를 알아야 한다.

 

그다음으로 하나의 업종을 완벽하게 분석할 수 있는 수준에까지 가야 한다. 이것은 하나의 종목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다. 업종을 볼 수 있어야 내가 투자하는 종목에 대한 판단이 가능하다. 예를들어 카카오 주식만 연구할 것이 아니라, 지금 IT업계의 흐름까지 알아야 한다는 점이다. 따라서 화학, 화장품, 유통, 콘텐츠 등 자신이 관심 있는 분야를 정하고 업종 분석에 들어가야 한다.

 

나 같은 경우, 주식을 하기 전부터 자동차에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처음에는 자동차 업종을 분석하는 것으로 시작했다. 자신의 직업과 관련성이 있거나 관심 분야에 맞춰 정하면 된다. 그 산업이 어떤 방식으로 돌아가는지, 원청업체와 하청업체의 구조는 어떻게 되어 있는지, 어떤 주기로 산업이 로테이션 되는지, 해당 업종의 가장 큰 위험 요소는 무엇이고, 가장 흔들리지 않는 신뢰의 요소는 무엇이지를 낱낱이 파악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반드시 필요한 공부가 바로 뉴스에 관한 것이다. 대부분의 주식투자들이 뉴스에 의존해 경제나 업종의 흐름을 판단하고, 이슈에 대해서도 나름의 예측을 한다. 그런데 여기에서 매우 중요한 것은 단순히 뉴스를 읽는 리더가 되지 말고 싱커가 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액면 그대로 뉴스를 믿어서는 안 되고 반드시 생각이 동반되어야 한다. 해당 뉴스가 단순히 그 회사에서 뿌린 보도자료를 그대로 쓴 것인지, 혹은 정보의 출처가 정말 신뢰할 만한 관계자에 의한 것인지를 함께 생각해야만 한다. 매우 중요한 정보라고 생각되면 할 수 있는 한 나름대로의 팩트 체크도 해야만 하고, 이 뉴스를 받아들일 대중들의 심리가 어느 쪽으로 움직일지까지 판단해야만한다.

 

예를 들어 본다면 언론에 자주 등장하는 단어가 바로 '최초'이다. 최초로 기술을 개발했다거나, 우리 기업 중 최초로 특정 시장에 진출했다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이런 내용들은 새로운 미래 전망을 밝혀주는 말이기 때문에 혹할 수는 있지만, 사실 최초라는 것은 말 그대로 '처음'이라는 의미일 뿐, 그것이 어떤 시세를 강하게 밀어 붙이는 힘이 있다는 뜻은 아니다. 뉴스에 만약 '최초'라는 말이 나왔다면 그 자체로 믿기보다는 그 말이 시장에서 가지는 진짜의미를 살펴야 한다. 또 특정한 소재에 대한 과도한 기대감도 줄여야 한다. 혹여 '그래핀'이라는 소재가 있고, 언론에서도 많이 등장하지만, 그것이 실제 언제 상용화될 수 있는지,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 기자들도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신소재 등에 대한 과도한 기대감도 갖지 않는 것이 낫다.

 

1~2년에 마스터할 생각은 버리자

종합해보자면, 주식공부는 크게 '용어-경제 흐름 - 특정 종목 - 특정산업영역 - 경제 흐름 - 뉴스에 대한 판단' 이라는 전체적인 스팩트럼을 가지게 된다. 물론 반드시 순차적으로 공부할 필요는 없다. 우선 자신이 관심 있는 산업 영역을 전반적으로 파악하면서 그때그때 모르는 용어를 공부할 수도 있고, 특정 종목을 깊이 있게 파면서 관련 뉴스를 보는 눈을 키울 수도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다양한 영역의 공부를 동시에 해야만 주식을 보는 균형 잡힌 시각이 길러질 수 있다.

 

이러한 공부를 하는 데에 걸리는 시간은 대략 어느 정도인가 하는 점도 궁금할 것이다. 나의 경우는 주식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르는 '완전 초보'의 상태에서 '아, 이제 어느 정도는 보인다'라는 상태가 될 때까지 약 6개월 정도가 걸렸다. 다른 이들과 차이가 있다면 거의 하루 종일 주식을 공부했다는 점이다. 만약 현재 직업이 있거나, 혹은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주식공부에 투자하기 힘든 경우라면 빠르면 1년 정도가 걸린다고 봐야 하며, 어느 정도의 시간을 투자하느냐에 따라서 2년, 3년이 될 수도 있다.

 

주식공부에 관해 마지막으로 해주고 싶은 이야기는 '긴 호흡으로 가야 한다'라는 점이다. 그 어떤 분야든 짧은 시간 안에 마스터 할 수 있는 것은 없다. 소위 '명인'이니 '장인'이니 하는 사람들은 붓 한 자루를 만들더라도 거의 평생을 바칠 각오로 정성을 들였기에 그 반열에 오르게 된 것이다. 주식투자는 그 정도까지는 아니겠지만, 1~2년 안에 마스터해서 오로지 주식만으로 나의 생계를 꾸리겠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물론 드문 케이스가 있기는 하지만, 말 그대로 매우 특별한 경우이다. 마치 물 흐르듯이 '나는 지금 주식을 경험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면서 사고팔기를 서서히 연습하고 앞서 언급했던 다양한 스펙트럼의 공부를 병행해야만 한다.

 

제시 리버모어와 같은 주식의 대가 역시 끊임없이 공부를 했으며 그가 말했던 성공하는 투자법칙 중의 하나는 바로 이것이었다.

 

"매일 일정 시간 동안 주식 연구에 전념하라."

 

그냥 공부하라는 것이 아니라 '전념'에 주목해야 한다. 혹시 누군가가 나에게 '초보 투자자들에게 꼭 하고 싶은 단 하나의 조언을 해준다면?이라고 묻는다면 또다시 이렇게 대답할 것이다.

 

"장이 끝난 뒤에 반드시 녹화된 매매일지를 보라. 매일, 한 달, 일 년만 본다면 반드시 성공하는 투자자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런 거품이 어떨 때는 무자비한 힘을 받아 미친 듯이 질주할 때가 있다. 바로 '대중의 광기'가 시작되는 시점이다. 17세기 네덜란드에서 시작된 튤립 투자 열기는 급기야 튤립 한 뿌리의 가격을 1억 6000만원까지 올려놓았다.

 

주가창을 바라볼 때 지금 이 순간 같은 주가창을 바라보고 있을 수천, 수만 명의 사람을 동시에 봐야 한다. 그들의 생각이 어느 방향으로 흐르고 있는지, 왜 그들을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지를 함께 감안해야 한다. 나 혼자 뛰는 게임이 아니라, 나를 포함한 무리들이 뛰는 관점으로 주가창을 바라 볼 때, 조금 더 예측력이 높아질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주식을 할 때는 대중들이 현재 느끼고 있는 감정의 트렌드를 함께 고민해야만 한다. 20대 투자자들 사이의 전반적인 감성, 혹은 30대, 40대 투자자의 사회적 지위에서는 어떤 욕구가 지배적인지 함께 살펴야 한다는 것이다. 사람은 이성보다는 감정에 의해서 움직이는 존재이다. 주식시장에 사람들의

 

트레이더로 살아남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하지만 들어가는 문이 좁다고, 지레 포기할 필요는 없지 않은가, 주식공부를 한던 숱한 불면의 밤에서, 나 역시 정말로 내가 주식을 하는 것이 맞는지를 묻고 또 물었다. 중요한 점은 처음부터 '트레이더를 할수 있는 자격"을 갖춘 사람은 없다는 점이다. 그것은 운명이 나에게 허락해주는 결정이 아닌, 내 노력으로 내가 성취하는 자격일 뿐이다.

 

가는 길은 험난해도 희망이 있다면 가야만 한다. 투자에서는 최소한의 기본만 지키고 나쁜 습관만 버려도 시간이 흐르면 일정한 수준에 오를 수 있다. 중요한 것은 그때까지의 반복과 견딤, 심리적 불안함을 견뎌 나가는 일일 뿐이다. 나는 앞으로도 평생 주식을 할 것이다. 그리고 지금보다 더 많은 돈을 벌 것이다. 그리고 이 책을 읽는 독자들도 그래야 한다.

우리가 주식시장에서 진정한 전략가로서의 살기 위해서는 끝까지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만 한다.

 

엘라 윌콕스(Ella Wheeler Wilcox)의 <고독>이라는 시의 첫 구절은 이렇게 시작한다.

"웃어라, 온 세상이 너와 함께 웃을 것이다. 울어라, 너 혼자만 울게 될 것이다." 주식시장에서 실패한 개인의 상황을 이처럼 잘 표현한 문구도 없을 듯하다.

 

겜블러와 투자자의 차이

매매를 할 때 고민한다. 매수/매도에 어려움을 느낀다. 손실을 보면 원인을 파악하고 대처하려고 한다.

-> 나는 투자자다

매수/매도 버튼을 누르는 것이 좋고 재밌다. 그럴 때면 살아있음을 느끼고 아드레날린이 방출되는 것 같다. 손실을 봤지만 그저 운이 따르지 않았을 뿐이다.

 -> 나는 겜블러다.

 

내 투자를 지키는 생명의 논리, 매매 시나리오

주식투자란 본질적으로 '내 예측이 맞느냐, 맞지 않느냐'의 게임이다. '쌀때 사서 비싸게 판다.'는 주식의 대전제뒤에는 바로 수십 가지의 변수를 뚫어 내는 예측의 영역이 존재한다. 주가가 오르거나 내리는 것에 대한 예측, 어디까지 갈 것인가에 대한 예측, 그리고 어디에서 꺾일 것인가에 대한 예측이 맞아야만 승리하는 것이 주식투자다. 그래서 투자자들은 계속해서 나의 예측이 맞는지를 테스트해야 하고 그 안에서 자신만의 확실한 논리의 전개법을 찾아 내야만 한다. 가진 자와 가지지 못한자로 결국 고수와 하수를 결정하게 된다.

 

이 예측은 바로 '매매 시나리오'라는 것으로 구체화된다. 단 한 줄의 뉴스로 오늘 뜰 수 있는 종목을 찾아낼 수 있는 예리함을 갖추고 오늘 왜 그 주식이 오를 것인지에 대한 시나리오를 짤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정말로 내 생각대로 주식이 오를 때, 이 매매 시나리오가 완성된다. 만약 실패한다면 그 원인을 찾아내야 한다. 이 과정은 '나의 생각'과 '시장의 움직임'을 끊임없이 일치 시키는 과정이라고 보면 된다. 그리고 이것의 일치도가 점점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우리의 계좌는 우상향으로 존재를 증명할 것이다.

 

주가를 바라보는 '넓은 시야'가 필요한 이유

A라는 국내 대기업이 B라는 글로벌 회사에 배터리를 납품하게 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는 A 기업의 주가가 오를 수 있는 '호재'로 작용하여 투자자들의 기대심리가 급격하게 상승했다. 주식이 오를 것으로 생각하고 너도나도 투자를 하거나 기존의 투자금을 늘렸다. 그런데 실제로 주식가격은 떨어지고 말았다. 누가 봐도 실적이 개선될 수 있는 호재인데, 오히려 A 기업의 주가가 떨어진 이유는 무엇일까? 주가 변동의 이면에는 글로벌 자금의 움직임이 있었다. 당시 미국 시장의 금리가 낮아졌기 때문에 기관투자자들은 주식비용을 줄여야 한다는 이유로 도리어 자금을 뺀 것이다. 이 여파가 A 기업의 주가를 떨어뜨린 요인이 되었다. 이렇듯 일반 투자자가 글로벌 자금의 흐름을 알지 못하면, 호재가 발생했음에도 주가가 떨어지는 현상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주가를 볼 때에는 단순히 '호재'라는 관점보다는 넓은 시야를 가지고 다른 요인을 더해야만 정확한 예측이 가능해진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딱 하나, '52주 신고가와 신저가'만이 유일하게 의미가 있었다. 52주 신고가와 신저가는 이렇게 정의된다. 지금으로부터 52주 전, 그러니까 딱 1년 전 주가를 살펴서 오늘의 주가보다 높다면 앞으로 더 오를 수 있는 '상승우위'가 있는 것이고, 반대로 오늘의 주가보다 낮다면 더 떨어질 수 있는 '하락우위'가 있는 것이다.

 

시장을 변화시키는 '감정'이라는 요인

'감정은 수요로 변환되고, 그 수요는 시장에 변화를 일으킨다.'

사람들의 감정을 자극하는 요소 중의 하나가 바로 '소문'이다. 소문이 어떤 내용인지는 사실 중요하지 않지만, '소문에 이렇다던데... 나도 사지 않으면 안될것 같아' 라는 다급함이 변화를 일으키기 때문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소문은 군중심리까지 자극하여 '다들 그렇게 생각한다면, 당연히 맞는 것 아니야? 라며 일면식도 없는 군중들과 행동을 함께 하려는 욕구를 만들어 내기까지 한다. 따라서 주식을 할 때는 대중들이 현재 느끼고 있는 감정의 트랜드를 함께 고민해야만 한다. 20대 투자자들 사이의 전반적인 감성, 혹은 30대, 40대 투자자의 사회적 지위에서는 어떤 욕구가 지배적인지 함께 살펴야 한다는 것이다. 사람은 이성보다는 감정에 의해서 움직이는 존재이다. 주식시장에 사람들의 감정이 얼마나 섞여 있는지를 측정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럼에도 감정의 요소들이 분명 한 축을 이루고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그것을 구별해내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규모를 줄이고 정확한 기준을 세워야

나만의 방법으로 손실에서 충동조절법을 고안했는데, 바로 포기하지 않고 투자의 규모를 확 줄여서 계속 투자를 이어나가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감도 잃지 않고, 주식을 완전히 외면했을 때의 괴로운 마음도 함께 줄일 수 있다. 나의 경우에는 절반으로 줄이고, 그래도 계속 손실이 난다면 다시 그 절반으로 줄이곤 한다. 다시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길 때까지는 절대로 투자금을 늘리지 않았다. 이렇게 규모를 줄인 투자를 하면서 반드시 해야 할 것이 '왜 손실이 났을까?"를 규명하는 일이다. 가장 간단하지만 가장 어려운 훈련법이기도 하다.

 

또 '나만의 매도 기준' 하나 정도는 정해 놓고 시작해야 할 필요가 있다. 지지선과 저항선을 결정한 후 이곳에 들어오면 '무조건 매도한다'는 기준을 세워야 한다. 또 '52주 기준으로 봤을때 전고점까지 닿으면 매도를 하겠다."는 것도 하나의 척도가 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이 기준을 한번 세웠다면 더 이상 의심의 여지를 두어선 안 된다는 점이다. 충동은 불안한 상태에서 자신의 모습을 드러낸다. 하지만 자신만의 기준점을 만들고, 확실하게 믿게 되면 불안이 사라지고 충동이 드러날 여지도 줄어들게 된다. 분할매도도 충동을 줄일 수 있는 매우 유력한 방법 중의 하나다. 장기투자를 하든 단기투자를 하든 모든 자금을 한꺼번에 투입하고, 한꺼번에 매도하려는 생각만큼이나 어리석은 것은 없다. 분할매도는 장 중에 주가의 추이를 보면서, 심지어 상승장이라고 하더라도 계속해서 팔아 나가면서 수익을 실현하는 방법이다. 100이 투자되어 있다면, 일정한 시기에 일단 30을 매도하고, 추이를 살핀다. 그리고 어느 시점에서 다시 30을 매도한다.

 

손절매가 주는 고마움

경험상, 첫 번째 매수가 생각했던 결과를 내지 못했다면, 두 번, 세 번째의 매수가 잘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그렇다고 늘 '첫 번째 매수가 완벽해야해'라는 생각으로 움직여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최소한 나의 시나리오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면, 아무리 물타기를 하더라도 그것이 회복될 가능성을 없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빠르게 손절매를 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의지가 강할수록, 수익은 부러진다.

시장의 톱 트레이더들이나 성공한 투자자들은 하나 같이 '겸손함'을 갖춘 사람들이다. 그런데 그들의 타고난 인성이 겸손한 것은 아니라고 본다. 나의 의지를 앞세워 시장을 이기려고 했던 수많은 시도가 다 실패로 돌아간 후, 드디어 겸손해지는 선택을 할수박에 없었던 것이다. 나의 생각을 차분히 가라앉히는 일에서 겸손이 시작된다. 자신의 투자가 지지부진하거나 답답할 때 투자자들이 하는 말이 있다. '오늘은 반드시 승부를 보고야 만다!' 그러나 이런 날이면 오히려 반드시 부러지는 경험을 한다. 나뿐만이 아니다. 시세에 대한 자신의 신념이 너무 굳건한 날, '오늘은 분명히 오른다', '이번에는 확실해'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이 제일 위험하다.

 

결국 나는 이런 결론을 내렸다. '나는 시장에 굴복해야만 한다. 나는 결코 시장을 이길 수 없다. 욕심을 버려 나라는 사람을 완전히 뒤바꿀 수 있을때, 안정적이고 성공적인 투자를 할 수 있다.' 

 

겸손, 주식시장에서 내가 얻은 통찰

시장에 굴복한다는 것은 결코 내가 특별한 사람이 아니라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과 시장이 허락한 수익만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온전히 받아들이는 일이다. 이런 상태가 되면 시세 앞에서 요동치는 마음을 잡을 수 있고, 등락하는 기분을 조절할 수가 있다.

 

시장에 굴복하면서부터 '나'라는 말이 빠지게 된다. '시장이 이렇게 많이 허락했구나'와 '시장이 허락하지 않으면 할 수 없지'가 된다. '나'가 빠지면 겸손에 이르게 되고 욕심은 자연스럽게 비워진다. 사람이 겸손해지지 못하는 이유는 그것이 인간의 본능에 반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Sentiment는 펀더멘털 반대의 개념으로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판단이 아닌, 투자자들의 직관적이고 감정적인 분위기에 주목하는 투자 방법이다. 가장 쉬운 예로, 회사에 대한 긍정적인 기사가 실리면, 그것을 본 많은 투자자들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주가가 오르는 현상이다. 이에 관한 어떤 연구에 의하면, 한번 자극적인 센티먼트가 형성되면, 그 효과가 1~2개월 정도까지 지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다시 원래의 상태로 돌아오기까지는 또다시 2개월 정도가 걸리게 된다. 센티먼트의 작용은 이성적으로 사고하는 사람들을 무력감에 빠뜨린다.

 

매매중독과 수수료 재앙, 그 악순환의 형제들

"모든 스타트업들의 성공은 밖에서 볼 때는 벼락 성공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그 성공은 첫날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500일째에 일어난 것이다." 이 말은 '성공'이라는 두 글자에 다가가기 위해 얼마나 적지 않은 인내심이 필요한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주식시장에서의 성공도 마찬가지다. 오랜 시간 공부하고 인내의 과정을 거쳐야 성과물을 얻지만, 상당수의 사람들이 인내하지 못하고 잘못된 방법에 의지하려고 한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매매 중독이다.

 

매매중독과 수수료 재앙은 서로 철저한 악순환의 형제들이다. 하나가 오면 당연히 하나가 따라오는 지독한 녀석들이기도 하다. 이들에게 농락당하지 않기 위해서는 '자산의 20~30퍼센트는 무조건 현금으로'라는 원칙을 견지해야 한다. 이 원칙에 대해서는 토를 달아서는 안 된다. 예를 들면 합리성을 가장한 이런 욕심의 목소리들이다.

 

매매의 횟수 자체가 투자의 성공을 이끌어 내는 것은 절대 아니다. 속담은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는 없다"라는 말을 전하고 있지만, 매매에서는 백 번을 찍어도 매번 내 도끼만 작살이 날 수가 있다. 횟수를 줄이고 생각을 하는 것, 그리고 원리를 찾는 것이 단 한 번의 도끼질로도 나무를 부러뜨릴수 있는 힘을 줄 것이다.

 

일단 매매에 중독되면 가장 손쉽게 무시되는 것이 바로 매수와 매도를 위한 자신만의 기준인 '스트라이크 존, Strike Zone'이다. 스트라이크 존에 들어와 있지도 않은 상태에서 매수와 매도를 한다는 것은 곧 나의 거래가 희로애락에 완전히 지배당하고 있다는 말과 같다. 나 역시 매매중독에 시달렸고, 벗어나기 위한 여러 방법을 테스트 해보기도 했다. 그중에서 가장 효과적이었던 것은 바로 '지금의 감정적인 투자가 다음번의 기회비용을 날려버릴 수 있다'는 점을 끊임없이 상기하는 일이었다. 지금의 거래에서는 실패했더라도 내일의 거래, 혹은 다음의 거래를 좀 더 완벽하게 하면 된다. 그런데 지금의 거래에 현금을 쏟아부으면 다음을 기약할 수 있는 비용이 사라진다. 보유한 현금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는 아니더라도 '그럴 가능성이 있는 거위'라는 점에서 거위 잡기를 멈춰야겠다고 생각한다면, 매매버튼을 누르고 싶은 욕망을 이길 수 있을 것이다.

 

과감함과 무모함의 차이점

주변의 성공한 주식투자자들을 자주 만나다 보면 그들에게서 몇 가지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다. 쉽게 감정에 동요되지 않는 성격, 본인이 원하는 투자 시점까지 기다리는 인내심, 생각대로 주식이 움직이지 않을 때는 과감하게 반대 포지션을 잡는 유연함이다. 감히 나를 '성공한 투자자'로 규정해본다면, 그들과의 공통점에서는 매우 일치한다. 그런데 딱 한 가지 그들과 다른 점이 있다. 바로 '과감함'이다. 하지만 과감함은 때로 큰 몰락을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반드시 고찰하고 가야 하는 투자 스타일이다.

 

필승의 키워드, 성장 잠재력

지난 10년간 나의 주식투자 역사에서 단연코 큰 영향을 미쳤던 경험은 바로 2016년 전기차 투자를 둘러싼 과정이었다. 성장 잠재력이라는 것에 키워드를 맞춰 사고를 하는 과정에서 투자를 해야겠다는 확신이 들었고, 그렇게 해서 1년 6개월 만에 큰 수익을 올린 기억이 있다. 이 과정에서 '성장 잠재력'에 대한 나름의 생각을 확실하게 정립할 수 있었기에 앞으로의 투자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사건이었다.

문제는 그것이 '잠재력'의 수준에서 뛰어올라, '현실성'의 수준이 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바로 이러한 문제에 대한 판단이 투자자들에게는 매우 중요하다. 잠재력이 잠재력으로만 남아 있다면, 무능력과 별반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자동차에 관심이 많았던 나는 꾸준한 공부를 통해 자동차 관련 업종에 대한 이해도가 투자자들의 평균보다 높았다고 볼 수 있다. 결국 전기차의 시대가 올 것이라는 예상은 했고, 또 전기차 이슈가 생길 때마다 시장 역시 조금씩 반응하고 있었다. 하지만 여전히 내 생각의 한구석에는 의구심이 있었다. "과연 전기차가 '대중화'의 지점까지 갈 수 있을까?" "내연기관차 업체들이 로비를 통해서 전기차로 가는 방향에 제동을 걸고 있지는 않을까?"

이런 불안과 의구심이 있는 상황에서 유럽연합에서 한 발표는 그것을 거둬주는 획기적인 계기가 되어 주었다. 바로 2040년까지 내연기관 자동차의 판매비율을 0으로 만들겠다는 발표였다. 그 이후로 전기차 주식들이 집중적으로 조명되기 시작했고, 이러한 흐름은 글로벌 전역으로 확산되어 가고 있었다. 특히 국내 대기업들은 글로벌 배터리 시장에서 상당한 영향력이 있기 때문에 투자 기회가 적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 저자는 전기차 시장에 대한 생각을 확장해 배터리 시장으로 확대 하였고 국내 글로벌 배터리 회사는 경쟁력을 갖추고 있어 좋은 기회일것으로 확신하게 된다.

중요한 점은 '전기차'라고 해도 그 기업의 스펙트럼이 꽤 넓다는 것이었다. 자율주행 분야도 있고, 안전 분야도 있고, 완성차 조립이나 부품 분야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아직 대중들을 만족시킬 만한 시장성 있는 제품을 판매하는 회사가 없었기 때문에 나는 배터리에서 기회를 찾고자 했다. 단, 배터리 안에는 너무 많은 소재들이 들어가고 있기 때문에 진입장벽이 꽤 높은 기술력을 갖춘 기업, 그래서 이익률이 높은 기업이 적합하도고 생각했다. <- 전기차와 배터리에 대한 공부가 선행되어 배터리 소재에 대한 구조를 알고 있어야만 생각할 수 있는 부분이다.

그런 점에서 LG화학, 삼성SDS는 일단 배제해야만 했다. 이들 회사들은 배터리를 완제품으로 만들어 파는 회사였기 때문에 당장은 이익률보다 점유율을 더 중요시했다. 그렇다면 대형사들은 어렵거나, 귀찮아하고, 일반 기업들은 쉽게 참여하기 어려운 소재 업종에서 기회를 잡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며 그 '기회'를 찾기 시작했다.

 

주가가 지루해지는 네 가지 이유

배터리에 대해서 더 심도있게 공부를 하다 보니 진입 장벽이 가장 높은 곳은 양극재 시장이었고, 수익성이 매우 높고 기업의 수도 적었다. 그런 기준으로 찾아낸 기업이 바로 '에코프로'였다. 당시만 해도 전기차의 글로벌 보급률은 2퍼센트 정도였기에 기존 내연기관 시장을 대체한다면 배터리 시장은 수요를 감당하지 못할 만큼 빠르게 팽창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물론 2040년까지는 꽤 오랜 기간이 남아 있기 때문에 당장수익을 얻기는 힘들겠지만,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시장은 매우 강하게 반응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정말로 나의 예상대로 시장은 확실히 가속도가 붙어 전기차 주식에 프리미엄이 붙기 시작햇고, 1년도 채 되지 않아 몇 배의 수익을 남기기 시작했다. 

 

이러한 전기차 주식에 대한 투자의 경험은 나에게 크게 3가지의 교훈을 남겨 주었다.

첫 번째는 성장 잠재력을 갖고 있는 시장에 투자할 때 기회가 많고, 수익률도 극대화될 수 있다는 점이다. 또 시장이 어떠한 이슈로 폭락하였을 때 경기 사이클을 타는 업종 중에 가장 하락폭이 큰 주식들에 투자하면 기업이 망하지 않는 한 상승폭도 단기적으로 가장 크다는 것을 알았다.

두번째는 성장이 많이 남아있는 시장을 바라보고 투자했을 경우, 섣불리 포지션의 전부를 정리해서는 안된다는점

마지막은 성장 잠재력을 가진 시장을 분석했다면 여러 기업에 분산투자해야 한다는 점이다. 성장하는 과정에서 기업들이 어떤 특징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새롭게 분화할지 모를 일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 기회까지 한꺼번에 가져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영화의 매력과 사고력 훈련

사고력, 미래에 일어날 어떤 일을 그려보는 것은 바로 오늘의 팩트에 기반해 가설을 세우고 희박한 가능성을 배제해나가는 사고의 영역이기 때문이다. 사고의 능력이 경험에 의해서 실증될수록 투자의 성공 가능성이 더 높아진다. 한마디로 '고수'가 되어간다는 이야기다. 그런데 이런 정석의 길에서 자꾸만 방해하는 것들이 생겨난다. 여기에 휘둘리기 시작하면 사고력은 저하되고, 뇌동매매에 시달리게 된다.

 

남녀간의 감정라인은 주식의 시세라인만큼이나 흥미진진한 것 같다. 영화에서 제일 중요한 뼈대, '시나리오'를 완성하려면 결국 작가의 사고력이 풀가동된다. 이야기의 전개 과정, 변수의 등장, 다음 장면에 대한 예측, 반전이 있을 때의 짜릿함등은 복잡한 사고력 안에서만 제대로 탄생할 수 있는것이다. 주식이라는 것도 결국은 자기 자신이 사고력을 풀가동해 시나리오를 짜는 일이다. 눈앞에 있는 팩트를 가지고 한 종목을 주인공으로 선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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